Good-bye, guido... ciao. stage fever

nine 

2008.3.1.7시  ....and evey little nine...
Guido Contini : 강필석


사흘이라는 시간은 감정이 어느 정도 차분해지기 충분한 시간인가 봅니다.
3일간 변한 것은, 더 이상 잡아놓은 공연이 없다는 것과, 감기가 나날이 심해져 아침에만 잠기던 목이 인후염이 되어 이젠 소리도 안 난다는 것..정도? ㅋ 나인이 끝이 나고 그 다음날, 조울증이라도 걸린 것 같던 공황상태에 비하면 꽤; 제정신인듯.ㅎ 물론, 때맞춰 제게도 일들이 들이닥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요.

일단은 슬슬 나인과. 귀도와 안녕을 해야 할 시기인 것 같네요. 이정도로 제 안에서 완결을 내기 어려웠던 작품이 있었을까요. 바꾸어 말하면 이정도로 애정을 갖게 된 작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. 자꾸 이 작품을 돌려(!) 보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하나의 작품이 아니라 ‘경험’으로 저에게 다가왔으니까요.

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. 이 공연은 나에게 어디까지 보여주고 싶어 하는 걸까.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사이에는 그들만의 묘한 작용이 있죠.. 결국은 본인의 이야기를 통해 그 이야기를 바라보게 되므로 100가지 관점에서 100가지 이야기가...
나인은. 그야말로 그런 공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. 보는 사람마다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는. 100가지의 이야기.

결국 귀도가 원했던 것은 그녀들의 이해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완벽한 이해.
하지만 그런 것은 처음부터 없었어요. 단절. 소통이 없는 블랙박스.
절대 네가티브 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. 그냥, 어쩔 수 없는 것들. 본래 그런 것들.
칼라와, 클라우디아와, 루이자가 떠난 그 자리는 모든 것이 잘못되어버린 순간이 아니라. 처음부터 당연히 비어있는 공간이었다는 생각.
다들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는 검은상자를 귀도는 아마 더욱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는 인간이었을 거에요. 어떤 날은 이런 귀도의 검은 상자가 무서워서 내가 괴로워하기도 하고.
그래서 그것을 자꾸 가득, 가득 채우려고 몸부림치고... 무대 위에서 처음 그것이 드러났을 때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... 이었을 지도...

어른이 된다는 게 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. 이젠 적다고 하기도 뭐한 나이가 되어버렸는데 여전히 마음은 어린아이. ‘우리들’이라는 아름다운 감성적인 공동체와 ‘사람들’ 을 나누어 생각하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점점 ‘나’ 와 ‘내가 아닌 사람들’로 세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... 소통이라는 것은 결국 어떤 비슷한 감정을 나누는 것에 불과하고 완벽한 이해라는 것은 없다고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. 그것이 어느 순간엔 굉장히 답답하게 다가오기도 했고, 또 반짝이는 그것이 나 혼자만의 것 이라는 게 매우 아름답고, 소중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.

아마 마지막의 귀도도, 어린자신을 놓아주고 그 상자 안에서 자신이 붙들고 있던 수많은 것들을 꺼내 보내면서 ‘진짜’를 바라볼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요. 환상이 걷힌 실체를.

어제도 오늘도 자꾸 답답함이 가시질 않아서...  이상하게도 아쉬움보다는 답답함이 더 크네요. 왜 이 공연이 끝난게 그렇게나 슬펐던 걸까.
아. 벌써 그립네요.
전 귀도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. 하하.
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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